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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일본인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채소 '다이짱'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아스팔트 보도를 뚫고 자라난 생명력 강한 무 "다이짱!!"


 

2005년 8월, 효고현의 아이오이 시에서 괴짜 무우가 발견되었습니다.

 

흔하디 흔한 채소에 불과한 '무'가 '괴짜 무'로 불리우는 이유는 무밭이 아니라 한여름의 딱딱하고 뜨거운 아스팔트 보도를 헤집고 나왔기 때문 입니다.

 

 

이 소식은 사람들의 입과 언론을 타고 순식간에 퍼졌고 사람들은 아스팔트 위로 몸통을 반쯤 내밀고 무청을 늘어뜨리고 있는 모습에서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삶에 대한 굳은 의지를 발견하고 삶의 희망으로 여겼습니다.

 

 

 

무를 뜻하는 일본어의 '다이꽁'을 변형해 '다이짱'이라는 이름도 지어줬습니다.

 

그러던 11월 어느 날, 희망의 싹이었던 다이짱이 두 동강 난 채 발견되었습니다. 무청부분이 행방불명된 것 입니다.

 

 

다이짱에서 희망을 발견했던 사람들은 희망을 도둑질당했다며 분개했고 도둑질 한 자에 대한 비난이 쇄도했습니다.

 

결국, 이틀 후 다이짱의 무청 부분이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이미 죽은 생명을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이짱의 운명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이짱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긴 아이오이 시청 직원 토미야마 케이지(48)가 무청 부분을 잘 다듬어 슬라이더에 물을 채우고 담가두었더니 며칠 만에 이파리가 돋아나는 기적같은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전보다 더욱더 이 무의 생명력에 감탄하고 신기해했습니다. 다이짱 무는 그 후로 스타가 되었고 언론들은 다이짱의 소식을 앞다퉈 전하였습니다.

 

아이오이시 거리에는 다이짱 캐릭터가 쏟아져 나왔으며 연말에는 아이오이 시청 벽 한 편에 다이짱 일루미네이션을 만들어 점등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대학 수험생들의 합격기원용으로 만들어 판매된 다이짱 쿠키는 '끈기의 상징' 으로 여겨지며 불티나게 팔렸으며 신년에는 다이짱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으며 다이짱의 이야기를 엮은 그림책도 출간되었습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다이짱 하지만..

 

수경재배에 들어간 다이짱은 순조롭게 성장했습니다. 새 이파리가 자라났고 꽃봉오리가 맺히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씨앗이 잘 영글도록 흙으로 이식한 후 시들기 시작했습니다.

 

급히 집중치료실에 수용되었으나 결국 자력재생이 어렵다고 판단한 아이오이 시는 한 연구소에 배양을 의뢰해 '복제 다이짱' 제작을 의뢰하였습니다.

 

다이짱의 죽음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에서는 마치 유명스타의 죽음이라도 된 듯 “강한 생명력으로 (사람들에게) 생기를 가져다주어 감동의 물결을 넓혀나가 전국권의 지명도를 획득했던 ‘다이짱’이 드디어 숨을 거뒀다"고 애도 했습니다.

 

 

 

복제 된 다이짱은 유전자 부분에서도 강인함을 발휘해 복제중인 11쪽 중 2쪽에서 서너 장의 새 잎이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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